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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35억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의 가혹한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해 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과 무생물이 가지고 있는 완벽한 기능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인간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눈에 보이는 물질을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하고, 그 것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왔다.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을 보고, 그것을 모방하고자 하는 생체모방공학, 즉 바이오 미메틱스(biomimetics)는 말 그대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물질, 구조, 기능, 행동의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해 그것을 인간이 이용하고자 하는 분야다.

신발이나 옷소매에 애용되는 벨크로 테이프는 1948년 엉겅퀴 씨앗을 흉내내 발명됐다. 발명자인 조르주 드 메스트랄은 어느날 강아지 털에 엉겅퀴 씨앗이 잔뜩 붙어있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른바 찍찍이로불리는 벨크로 테이프는 엉겅퀴 씨앗처럼 갈고리로 된 면을 붙였다 떼어냈다 할 수 있다. 벨크로 테이프는 1950년대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 내에 물건들을 고정시키는 데 이용됐다.

홍합이 바위에 단단하게 붙어 있을 수 있는 것은 10개의 아미노산이 반복돼 있는 단백질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는 홍합의 접착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대장균의 DNA에 삽입해 접착제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물에 젖을수록 더욱 강력한 접착 능력을 갖게 되는 홍합 접착제는 수술 후 상처 부위를 붙이는 데 실 대신 사용할 수 있어 의학에서 혁명과 같은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미국에서는 홍합의 콜라겐 단백질을 이용해 사람의 피부보다 5배나 질기고 16배나 잘 늘어나는 인공피부를 만들고 있다.

상어의 피부에는 공기 마찰을 줄이는 작은 돌기(리블릿)가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최해천 교수는 92년 스탠퍼드대에서 상어 비늘이 왜 유체의 저항을 줄이는지를 밝혀냈으며, 상어비늘을 모방한 필름을 항공기에 붙이면 최대 9%까지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항공기의 경우 공기 마찰을 10% 줄이면 연료 절감 효과가 40% 정도 된다고 한다.

현재 캐세이퍼시픽 항공사는 쓰리엠사가 만든 인공상어비늘 필름을 자사 항공기 표면에 부착하고 있다. 상어 비늘을 본뜬 삼각형의 미세 돌기가 붙어 있는 전신수영복은 수영 선수들로 하여금 상어가 수 억년 동안 바다에 살며 터득한 지혜를 입고 새로운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거미줄로 실을 만들면 같은 두께의 강철보다 10배는 강하다. 강도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대단해서 웬만해서 끊어지지 않는다. 거미줄을 완벽하게 뽑아 낼 수 있다면 총알이 뚫지 못하는 옷을 만들 수 있다. 이 소재는 수술할 때 상처부위를 꿰매는데 이용하면 몸속에서 저절로 녹아버리기 때문에 의학 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면화는 최초 길이를 130% 더 늘일 수 있는 천연 섬유 스프링이다.

누에가 뿜어낸 실크도 낙하산이나 열기구에 사용할 만큼의 탄력과 강도가 있다. 그 것은 실크를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가 비틀린 방향 과 동일하게 꼬여 있기 때문이다.

딱정벌레의 껍질은 인간이 만든 어떤 소재보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해 여간해서 흠집이 생기지 않는다. 딱정벌레 껍질로 만들어진 군복을 군인이 입는다면 전쟁에서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다.

집안에 나타나 우리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바퀴벌레도 첨단 소재를 갖고 있다. 바퀴벌레의 껍질은 휘발유에 결코 변하지 않는 레실린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되며, 탄력도 아주 좋다. 바퀴벌레 껍질로 만든 장갑은 늘 기름을 만져야 하는 정비사에게 최고로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개구리의 가장 큰 자랑은 엄청난 힘을 지닌 뒷다리의 근육이다.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는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개구리 근육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전복의 껍질은 화학공학자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첨단 소재이다.
전복의 껍질은 석회, 즉 분필과 동일한 성분인 칼슘카보네이트와 천연 고분자로 이뤄져 있다. 이 전복 껍질은 이 물질들을 단순히 혼합한 경우보다 1천배 이상 더 강하며, 인간이 만든 최고 강도의 세라믹보다도 2배 정도 더 강하다. 전복 껍질이 강할 수 있는 비밀은 단단한 칼슘과 고무성질을 갖는 천연 고분자가 반복해 층을 이루는 구조에 있다. 강한 부위에 균열이 생기면 이 균열이 번지는 것을 부드러운 부위가 즉시 막아줌으로써 손상이 더 이상 번지지 않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전복껍질의 분자 배열을 분석해 단단한 층을 갖고 있는 대상에 부드러운 층을 만들어 주는 용액을 사용해 코팅하는 방법으로 전투에 사용되는 탱크의 철갑을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전복 껍질과 같은 다층구조를 만들어 주는 용액은 투명하고, 스프레이처럼 뿌리면 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표면이 결코 긁히지 않은 안경렌즈나 거울, 유리 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 가벼운 사고로도 자동차 페인트가 벗겨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인간의 뼈는 상당히 튼튼하다. 외부의 누르는 힘에 잘 견디고, 쉽게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더욱이 다공성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무게가 상당히 가볍다. 1997년말 미국 탄도미사일방어기구(BMDO)의 후원을 받은 울트라멧사는 인간의 뼈를 모방해서 충격에 파괴되지 않을 만큼 단단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티타늄으로 코팅된 다공성 탄소재료를 만들어 냈다. 이 재료는 실제 인간의 뼈와 호환성도 뛰어나 현재 뼈의 대체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빨은 매우 단단하고 여간해서 깨지지 않는다. 쥐의 경우 이빨로 철선을 갉아대도 이가 상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빨의 구조를 흉내내 ‘산화티타늄’으로 된 단단한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호주의 과학자들은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클로로필을 모방한 인공 광합성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클로로필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당과 다른 탄소화합물을 생산하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생체모방공학의 아이디어는 거의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원시시대에 사용되던 칼과 화살촉과 같은 사냥도구는 육식동물의 날카로운 발톱을 모방해 만들어졌다.

15세기 이탈리아의 천재적인 미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흥미로운 그림들을 많이 남겼다. 바로 하늘을 나는 새를 관찰하고 설계한 비행기 도면이다. 다빈치의 설계 도면은 비행기와 헬리콥터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은 거북을 모방해 만든 거북선을 사용해 임진왜란 해전을 커다란 승리로 이끌었다. 라이트 형제는 독수리가 나는 것을 보고 비행기를 만들었다.

남미산 Molta속의 나비들은 금속성 광택을 지닌 아름다운 청색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인편에는 색소가 없고 아름다운 색은 인편의 구조와 빛의 반사 및 간섭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이러한 색을 날개인편의 구조에 따른 빛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색이라 하여 구조색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일본을 닛산자동차에서는 자동차의 도장에 이용하려는 연구를 진행하여 왔으며, Kurale주식회사에서는 합성섬유에 이용하려고 하는 연구를 역시 진행하여 왔다.

나비는 컴퓨터 칩을 냉각시키는 연구에 한 몫을 한다. 나비가 날개를 이용해 체온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컴퓨터 칩에 많은 구성물들이 쌓여 층이 두꺼워지면서 열이 발생하는 데 이를 조절하는 것이 컴퓨터 업계의 최대 골칫거리로 등장한 때문이다. 미국의 메릴랜드 텁스대학 재료공정 열분석연구소는 최근 변온곤충의 행동을 재료공정문제에 응용하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윈이 낭비가 전혀 없는 완벽한 구조물이라고 칭찬한 벌집은 정말 놀라울 만큼 가벼우면서도 강하다, 그래서 벌집의 6각형 형태는 현재 포장에 사용되는 골판지에서 벽걸이 텔레비전에 사용되는 액정화면의 구조, 무선이동 통신의 기지국 설계 등에 응용되고 있다.

일본 도쿄대의 한 로봇공학자가 바퀴벌레의 움직임을 본뜬 ‘로보로치’ 를 만들었다. 이 로봇은 신경시스템에 얇은 전극을 이용해 전기적인 자극을 주면 명령에 따라 좌우로 돌거나 앞으로 돌진한다. 이는 생물 바퀴벌레에게 동일한 자극을 줬을 때의 반응과 같은 것이다.

곤충은 정밀기계에서도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미량의 정보를 정확하게 즉석에서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곤충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자외선이나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감지하여 자신의 행동에 이용할 수 있으며 단지 화합물의 한 분자만을 냄새 맡아도 화합물의 종류를 가려내는 곤충들도 있다. 이런 능력을 지닌 곤충을 이용하여 지뢰탐지 등 인간이 활동이 극히 위험한 곳에서 탐지 활동을 수행하게 하려는 연구가 최근 수행되고 있다.

곤충의 뇌신경시스템은 척추동물보다 상당히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기억이나 학습능력 등 고도의 기능을 갖는다. 이 때문에 인간이 포함된 고등동물의 뇌기능을 해명하는 모델시스템으로서 주목되어 최근 그 관련 연구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생체실험이 불가능한 뇌기능에 관한 의학분야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맛이나 냄새의 감지와 관련된 제어시스템 개발 등 공학적 응용 면의 발전성도 크다.

최근 원자단위의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해지면서 생체모방공학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가 상상하는 물건을 현실에서 실제로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 출처 : http://www.withche.com/)
동의대학교 화학공학과는 본 내용을 교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